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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지식의 저주

by storybym 2023. 1. 27.

한마디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연히 상대도 알고있다는 가정하에 대화하는 것이다.

즉 한 쪽이 어떤 주제에 대해 너무 많은 정보나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가 모를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반 대화일 경우엔 소통의 어려움이 크지 않지만, 특정한 주제나 전문 분야로 들어갈 경우 한쪽만 떠들고 한쪽에선 알아듣는 척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내가 이 지식의 저주를 세게 경험한 기억이 난다.

디자이너인 나도 최근에 알게된 사진 후보정 프로그램 관련 용어를 CS직원한테 아무렇게 않게 쏟아내는 새내기 포토그래퍼를 보며 물어봤다.

"혹시 지금 새빛씨가 그 단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거에요?"

"네"

"새빛씨 알고 있었어요?"

"아니요"

 

이 무시무시한 지식의 저주는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 전문 용어나 기술적인 언어를 남발하게 만들어 소통을 방해한다.


이런 상황들이 해당된다.

1. 여러분이 의사이고 환자에게 의학적 상태를 설명하려고 한다고 상상해보자.

환자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는 전문 용어와 의학 용어를 아무리 천천히 또박또박 사용하여 말한다고 하여도 환자의 입장에서는 외국어 같은 한국말인 것이다.

2. 당신이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고 코딩이나 컴퓨터 언어에 대해 모르는 다른 부서 동료에게 복잡한 프로그래밍 개념을 설명하려고 한다고 가정해보자. 동료가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 용어 및 코드 스니펫을 사용한다면 그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으므로 프로젝트 중간에 계속 물어보거나, 질문을 받은 사람은 '아니, 알려줬는데 왜 또 물어봐' 하며 짜증이 날 것이다.

(참고로, 스니펫 snippet은 재사용 가능한 소스 코드, 기계어, 텍스트의 작은 부분을 일컫는 프로그래밍 용어이다. 이 또한 외래어로 들리긴 마찬가지다.)


3. 이번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어려운 수학 개념을 설명하는 상황이다.

학생이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는 수학적 표기법과 방정식을 사용하여 개념을 설명한다면 그 이후엔 선생님의 말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질 것이다.

4. 당신이 비즈니스 컨설턴트이고 고객에게 비즈니스 전략을 설명하려고 한다.

당연히 고객도 알겠지 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업계 전문 용어와 약어를 사용하여 전략을 전달한다면, 이미 그 고객의 마음에 당신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눈앞에 있는 고객도 이해시키지 못하는데 그 고객의 고객에게 어떻게 어필을 할 수 있겠는가.

5. 이번엔 당신은 과학자이고 일반인에게 과학적 개념을 설명하려고 하는 상황이다.

만약 온갖 기술 용어와 과학적 표기법을 사용하여 개념을 펼친다면 당신은 공기중의 당신의 목소리와 대화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되도록 간단한 용어로 사물을 설명하고, 전문용어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예와 유추를 사용하도록하자.

내 이야기를 듣는 상대와 나와의 지식 격차를 인식하고, 나와 같은 수준의 지식과 이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노력을 한다.

 

가장 쉬운 행동은 내가 소통하고 있는 상대가 내 말을 이해하고 있는지 중간 중간 질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지식의저주 #Curse of knowledge #심리학 #인지편향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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